반지하에 사는 자가용 운전사 ‘기택’이와 그 가족들의 옷에서 나는 가난한 냄새 (사람)을 조롱한 부자 주인을 살해하면서 ‘냄새 난다고 사람까지 무시하는’ 우리들의 가슴을 깊숙이 찔러 버린다. 이미 국제적 상을 받은 이 영화가 로컬(?) 아카데미 상도 충분히 받을 만하다. 이곳 천사의 도시에서 피어 오르는 가난한 (노숙자) 냄새 역시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사회적 문제라고 대변하면서…
50년 전 쯤 국민학교 (초등학교) 졸업식 식장에 입장하러 교실에서 식장 강당으로 졸업생 모두들이 이동 하기 전에 김 아무개 담임 선생님은 나와 오아무개 보고 남으라고 하고서는 서로 윗 옷을 바꿔 입으라고 하셨다. 내가 우등생으로 뽑혀서 지역 유명 인사들과 천 명이 넘는 학생들 앞에서 상을 받게 되는 데 내 옷이 너무 가난한 누더기 같았었나 보다.
무직에 학교 한번 찾아 오지 않은 학부모의 자식이었으니 우등상을 다른 학생에게 주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을 담임 선생님은 양심껏 나를 우등생으로 지명했던 것이다. 옷을 바꿔 입히는 ‘비범한 결단’이 지금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런 ‘상록수’ 선생님 덕에 나는 내내 가난했지만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다. 가난을 이겨 나가는 자긍심을 상으로 주셨던거다. 그날 함께 상을 받은 친구는 아버지가 경찰이셨고 그 친구는 내 상이 더 크다고 바꾸자고 했었다.
부모가 가난하면 자식들이 가난을 극복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사회적 문제인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대신 가난했기에 더욱 진지하게 살아 올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가난하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그냥 다른 사람과의 비교이려이니 무시하고, 나이 70 넘어서 까지 하고 싶은 일 또는 해야 할 일을 정해 나아 가십시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애정을 더 쏟을 만하면 지금 하는 이 일이 ‘그 일’이어도 좋습니다.